오늘부로 서른여덟. 어느덧 우리 아버지가 내 나이였을 때 이미 11살과 9살 짜리 아들이 있던, 세상에서 가장 어깨가 든든해 보이던 그분의 나이가 된 나를 바라보니, 적어도 지금까지는 흔하게 말하는 인생 참 헛살았다는 말이 내게 얼마나 잘 맞는 표현인지 깨닫게 된다. 


통장의 잔고는 300만원도 채우지 못하고, 알콜을 섭취하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알콜 중독에, 고혈압 약까지 복용하고 있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에 땡땡이 치고 놀고있던 나에게 지금 모습을 보여준다면 거의 패닉이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슬퍼진다. 


하지만 누군가 SNS에 올려논 말 처럼 어린 나이에는 무언가 잘못된 상황을 맞이 했을 때, ‘이걸 어쩌지? 어떻게 해결하지?’ 하면서 고민하고 심각해 지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제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간단하게 ‘어머 좃됐네!!’ 라고 한마디 하고 그냥 잊어버리는 정도 까지 신경이 굵어진 것은 지금까지 먹은 나이에 대한 보상이긴 한가보다. 


두서없이 쓰고 있는 이 글에서 나는 좃돼어있는 내 상황을 비관하고자 하려는건 아니다. 어차피 지금까지 살아온게 20대와 30대 부터 오직 술과 여자만 탐하느라 생긴 결과물이라면, 여기까지는 일단 마침표를 찍어보자. 그런 의미에서 작은 다짐을 하는 상황이랄까? 


‘이젠 돈을 벌어보자’ 라는 주제를 2016년 1월 1일에 가져가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객관적인 현재 내 경제적 상태를 짚어봐야 한다. 환자가 고환에 병이 있으면 아무리 쪽팔려도, 아무리 간호사 한 대여섯명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 이런건 처음이야 잇힝!!’ 하며 내 불알을 티라미슈 케익 보듯이 바라보는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병원은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하니깐. 

1.   현재 잔고 : 247만 3천7백 4십1원

2.   실제상황 : 은행 마이너스 통장 1100만원(풀로 다 땡겨씀), 우리카드 카드론 대환(160만원), 국민카드 카드론 대환(180만원), 보험 담보 대출(500만원), 지인에게 빌린 돈 총 합(약 900만원)                                                                                                                  

결국 현재 잔고(240만) – 부채 총 합(2740만) =  - 2,500만원이 현재 내 실제 상황이다. 


비관적으로 보여지는 숫자지만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80에 죽는다고 하면 정확히 반으로 인생이 접히는 시기쯤에 한번 정도 뒤집기를 해 볼만 하다. 글이 비관적으로 느껴질 지 모르지만 난 사실 매우 낙관적이고 명랑하니깐~~ 


그래서 지금부터 세우는 ‘돈을 벌어보자’ 라는 계획에 ‘열심히 일해서 저축한다’ 라는 식의 ‘국영수 위주로 예습복습 철저히’ 같은 방구같은 소리는 하지 말고, 서울대 가는 애들 다 한다는 쪽집게 과외처럼, 내가 스스로 찾고 파내서 ‘돈 버는 법!!’ 에대한 공부를 하고 실천하는 쪽으로 나를 한번 움직여 보려 한다. 


우선은 누구나 다 하는 짓거리부터 시작 하겠지만, 예를 들면, 인터넷 졸라게 뒤지고 서점 가서 책 사서 읽어보는 그런거. 이번 ‘돈벌기’ 인생 여행에서 만나게 될 과외선생들을 기대하고, 험난한 여정 속에 꼭 등장하는 초미녀를 덤으로 챙기는 즐거운 상상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 늘어난 뱃살 부여잡고 궁댕이를 들고 몸을 움직여 보련다. 


언젠가 이 글이 성지가 되기를 사실 졸라게 바라며......2016년 1월 1일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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